[보쿠아카] -4

pinn_pond 2016. 1. 2. 12:40


-4

보쿠토 코타로/아카아시 케이지

 

 

 

 

 

아카아시, 이리로!”

운동화와 왁스칠한 바닥이 마찰해 삐걱대는 소리와 청춘들의 땀 냄새로 가득한 후쿠로다니 학원의 체육관은 배구연습이 한창이었다. 한 쪽에서는 리시브를 연습하는 무리들이 있었고 코트 앞에는 토스와 스파이크를 연습하는 무리가 있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회색 머리의 남자는 곧 제 차례가 오자 네트 앞에 서있는 검은 머리의 남자에게 손을 들어 올리며 콜을 했다. 검은 머리의 남자는 콜을 듣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회색 머리의 남자를 한번 바라보더니 이내 공을 하늘 높이 띄웠다.

. 체육관 바닥을 매섭게 강타하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그가 때리기 쉽도록 가장 좋아하는 코스를 보낸 검은 머리의 남자는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았으나 경쾌한 스파이크 소리를 들어,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회색 머리의 남자도 제 스파이크가 꽤 괜찮았는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검은 머리의 남자에게 다가왔다.

나이스! 짜릿짜릿해, 아카아시.”

기분 좋다는 듯이 힘을 주어서 말하는 남자의 어조에 아카아시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런 아카아시의 웃음을 본 회색 머리의 남자는 그대로 아카아시를 안아 들어 올렸다.

아카아시가 웃었어!!! 내 스파이크 맘에 든거지? 헤이헤이헤-!”

보쿠토 선배, 이거 좀

갑자기 들어 올려진 아카아시는 매우 당황했다. 제 배 근처에 얼굴을 부비며 큰 소리로 말하는 보쿠토를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보쿠토는 후쿠로다니 학원의 에이스답게 그 힘이 대단했다.

? 난 아카아시가 무지무지 좋은

거기까지 말하고 보쿠토는 안색이 변하더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아카아시와 보쿠토의 행동에 집중하던 배구부원들은 재빠르게 자신들의 시선을 거두고 하던 일에 집중했다. 멋쩍은 표정을 지은 보쿠토는 들어 올렸던 아카아시를 바닥에 내려주고는 부끄러운 마음에 뒷목을 쓸어내렸다.

하하하. 내 말은 토토스 그래 토스가 좋다는 거였어!!!”

기계적인 웃음을 내뿜으면서 보쿠토는 그 누가 들어도 설득되지 않을 변명을 했다. 아카아시는 한숨을 쉬더니 보쿠토가 계속 혼잣말하는 거를 지켜봤다.

나는 조좋아하는 사람 없어! 배구가 좋지!!!”

바닥에 떨어진 배구공을 줍더니 손 안에서 데굴데굴 굴렸다. 그러다가 배구공이 툭하니 떨어졌다.

그래!!! 나 프플라잉 해야 해!!!”

흡사 호두까기 인형처럼 딱딱한 자세로 보쿠토는 코트 반대편으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보쿠토가 꽤 멀리 갔을 무렵 주변에 있던 배구부부원들의 피식거리는 소리가 아카아시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 보쿠토때문에 웃겨 죽겠다.”

다 티가 나는데 애쓰는 거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

리시브 연습을 하던 코노하와 와시오가 서로 마주보면서 한마디씩 했다. 특히 코노하는 가는 눈을 접어 웃으면서 보쿠토를 놀려먹었다.

그래도 우리 부엉이 대장이 아카아시를 좋아한다는 건 사실이잖아.”

맞아. 그럴때 보면 배구바보가 아니라 보쿠토도 남자구나 한다니깐.”

떨어진 배구공들을 주우며 돌아다니던 유키에와 선수들의 상태를 기록하던 카오리는 남자들이 놀리는 보쿠토를 감싸줬다.

대체 왜 숨기는 거냐. 나는 인수가 없다.”

그러게. 너네 둘이 처음 사귀는 날부터 보쿠토 이마에 사귄다고 써 붙이고 다녔는데.”

아카아시는 사루쿠이와 코미가 하는 말을 듣고 부끄러운 마음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다. 보쿠토와 아카아시가 사귀는 것은 후쿠로다니 배구부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보쿠토만이 몰랐다. 처음 사귀자고 보쿠토가 말했을 때, 그 제안을 수락한 아카아시에게 보쿠토는 고백보다 더 비밀 이야기라도 있다는 듯 첩보작전을 방불케 할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리 사귀는 거 비밀이야

그 말을 듣고 남자끼리 사귀는 건 역시 비밀이구나 생각하던 아카아시에게 보쿠토는 다시금 말을 이었다.

이거알려지면애들이 놀려먹는단 말이야!’

아카아시는 황당무계한 이유로 비밀 엄수를 요구하는 보쿠토를 바라봤다. 끝까지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었다. 특히 코노하랑 사루쿠이가 놀린다구. 행여 누구라도 들을까봐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보쿠토를 보고 아카아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아카아시가 좋았는지 다시 안겨오는 보쿠토는 덤.

, 그래도 귀엽잖아요. 보쿠토 선배.”

아카아시. 역시 보쿠토 엄마.”

코노하의 야유 섞인 말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이마를 떠나 등 뒤에 우리 사귑니다라고 써놓은 보쿠토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카아시는 그에게로 달려갔다. 웃음이 비집고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20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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