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켄] 32

pinn_pond 2015. 12. 14. 00:10


32

마츠카와 잇세이/코즈메 켄마

 

 

 

 

마츠카와 잇세이. 그는 통칭 마성의 남자로 불리고 있었다. 반쯤 감긴 눈은 두터운 눈썹과 묘한 조화를 이루어 바라만 봐도 그가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느낌을 받는 다고 몇몇 여자는 증언했다. 어디선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 눈빛에 실려 간 사람도 꽤나 있다고 누군가는 이야기했다. 훤칠한 키와 꽉 닫힌 입매 또한 매력적인 요소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고 과묵한 성격조차 그의 신비로운 매력을 더해준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컴퓨터공학과인 마츠카와는 공대뿐만 아니라 다른 단과대에서도 유명했다. 남자들은 그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고 여자들은 선망의 눈으로 바라봤고 그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마츠카와가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 모습에 사람들은 그를 대단하다며 치켜세웠다. 성적 또한 준수해서 대체 부족한 게 무엇이냐고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마츠카와에게는 연상의 부자 누님이 있어서 돈 걱정도 없고 장래까지 약속해 장밋빛 인생이 펼쳐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렇지만 소문은 소문이었다. 오늘도 자신을 보며 속닥거리는 무리를 살짝 보면서 마츠카와는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오래전부터 외모 때문에 편견도 많았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대학에 진학하면서물론 오해가 있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더 심해졌다. 그나마 중·고등학교 때는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팔자에도 없는 마성의 남자로 불리는 현실이었다. 마성의 남자. 마츠카와는 이 별명이 자신과는 전혀 맞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마츠카와는 누구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붙이는 것이 어려웠고, 하물며 여자에게 말거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도전과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마츠카와는 마성의 남자라는 말이 자신과는 전혀 동떨어진 다른 나라에 있는 무언가로 생각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마츠카와는 아싸, 즉 아웃사이더였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조별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이 없던 터라 안심하고 있었다. 분명 그 누구도 자신과 같은 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해 강의계획서를 꼼꼼하게 읽고 수강신청을 했다. 그러나 하늘은 그런 마츠카와의 노력을 비웃었다.

, 오늘 조를 짜보려고 해요.”

수업이 마무리 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교수가 말을 했다. 필기구를 정리하던 학생들은 교수의 말에 웅성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분주하게 이야기 했다. 교수는 손뼉을 두어 번 정도 치면서 환기시켰다.

생각보다 수강인원이 적어서 조별 수업을 해볼까 해요. 뭐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고, 제가 수업 중간 중간 내주는 쪽지 형태의 퀴즈를 조별끼리 풀고 제출하는 형식이에요. 발표는 없습니다.”

발표가 없다는 말에 학생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나 강의실에서 단 한사람, 마츠카와만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하늘이 두 쪽이 갈라지는 기분이 들었고 초조한지 다리가 덜덜 떨렸다.

조 인원은 두 명. 너무 많으면 시끄러워지니깐 두 명이 좋겠어요. 옆에 있는 짝이랑 해도 좋고 새로운 사람과 같이 해도 좋습니다. 일단 자유롭게 조를 짜보고 조를 짜지 못한 사람이 나오면 제가 임의로 배정해드리겠습니다.”

교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짝을 만들었다. 오 분 정도 흐르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조를 짜서 같이 앉아있었고 마츠카와같이 조를 짜지 못한 사람들은 혼자 동떨어져 앉아있었다. 교수는 강의실을 한번 둘러보더니 이내 말을 했다.

대부분 조를 짰군요. 혼자 앉으신 분들은 조를 짜지 못한 것이죠? 제가 임의로 배정할 테니 앞으로 한 학기동안 같이 지내야할 짝이니 불만가지시면 안됩니다. 저는 선택의 기회를 드렸어요.”

대답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교수는 손을 들어 나머지 사람들을 엮어줬다.

거기랑 거기 한조. 그다음 그 옆에랑 뒤에. 그리고 창문가에 맨 뒤에 학생 둘.”

거의 맨 뒤에 앉은 마츠카와는 교수가 자신을 향해 말하는 것을 듣고 뒤에 있는 학생과 한 조로 엮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조별 수업은 껄끄러웠지만 발표도 아니고 퀴즈만 같이 푸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츠카와가 짝을 확인하려고 뒤를 돌아보니 뿌리 근처는 흑발인데 나머지 머리카락은 금발인 남자가 앉아 있었다. 마츠카와가 쳐다보는 시선을 의식했는지 남자는 고개를 들어 마츠카와와 마주봤다.

그러면 오늘 엮인 조원끼리 모여서 통성명도하고 핸드폰 번호도 교환하라는 의미에서 오늘 수업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아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조원끼리 앉아야합니다.”

마지막까지 교수는 자기가 할 말만 하고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다른 학생들은 이미 통성명과 핸드폰 번호 교환을 마치고 하나둘 강의실을 나가고 있었다. 마츠카와는 무엇인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남자의 빤한 시선에 돌연 부끄러움을 느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을 때, 뒤의 남자가 먼저 침묵을 깼다.

“...번호

, ...”

들리는 목소리가 생각보다 저음인 탓에 마츠카와는 놀랐다. 남자가 건네는 핸드폰을 받아들고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했다. 입학해서 처음해보는 번호 교환이라 마츠카와는 심장이 쿵쿵 뛰었다.

“......여기요.”

“......이름

“...?”

“...이름

앗 아... 마츠카와 잇세이...입니다...”

제 입으로 이름을 말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마츠카와는 남자가 핸드폰으로 자신의 입력하는 것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다가 돌연 자신에게 내미는 남자의 손을 보고 당황했다. 물끄러미 남자가 내민 손만 바라보고 있자 남자는 약간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그 쪽 핸드폰이요.”

, 죄송합니다...”

민망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마츠카와는 겉옷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남자에게 건넸다. 남자는 익숙한 듯 마츠카와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고 자리에 일어나 간단히 목례를 한 뒤 강의실을 나갔다. 갑자기 일어난 일들에 얼떨떨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마츠카와는 자신의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피식 웃었다.

코즈메 켄마

뒷자리 남자의 이름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사이사이에 여러 번의 조별퀴즈로 인해 마츠카와는 제법 켄마와 친해졌다고 생각했다. 켄마는 사근사근하고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그런 성격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쁘게 말하자면 음침해 보이는 성격이었지만, 마츠카와는 제 허튼 소문에 신경을 안 써주는 것만 해도 감사했다.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같이 듣는 수업이 4교시에 끝나는 수업이라 어쩌다보니 같이 밥도 먹게 되었고 같이 듣는 수업이 한 개 더 있다는 것도 그 이유에 힘을 실어주었다. 대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같이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사람마츠카와는 이 부분에서 친구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 슬프기는 했다이 생겼다는 것은 그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나. 켄마가 무어라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마츠카와가 느끼는 감정은 이러했다.

아무렇지 않았던 마음에 갑자기 기름이 끼얹어 진 것은 지난주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을 때였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이 배구부를 쭉 하던 사이라 허물없이 대했고 대학에 진학한 아직까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가끔 서로 마음이 맞으면 라인 단체 방에서 모임 날짜를 잡곤 했는데 지난주 금요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마츠카와는 차가 밀려서 약속시간보다 20분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호프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이카와는 술이 거나하게 들어간 상태였다.

이와쨩! 이와쨩은 술을 먹어도 왤케 못생겨 보인데?”

닥쳐, 쿠소카와.”

말은 이와이즈미를 욕하고 있었지만 맥주잔을 들고 욕하는 상대에게 몸을 붙여가면서 치근덕대는 것은 오이카와였다. 하나마키는 그 둘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

! 맛층왔따아! 맛층~”

왔냐, 마츠카와

미안, 차가 밀려서.”

맛층 여기 앉아.”

하나마키가 몸을 옆으로 움직이면서 마츠카와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맛층이 왔으니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라며 오이카와는 다시 비어있는 잔마다 맥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무슨 본격적이냐며 이와이즈미에게 한소리 들었지만 오이카와는 굴하지 않고 연거푸 두 잔을 마시고는 다시 이와이즈미에게 달라붙어서 징징댔다. 마츠카와는 그 둘을 보고 한번 웃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맥주잔을 잡고 입으로 가져다 댔다. 목으로 넘어가는 맥주가 오늘 따라 맛있었다. 한잔 두잔 기분 좋게 맥주를 마시다가 앞에 있는 안주 하나를 집어 먹을 때, 눈이 약간 풀린 것 같은 오이카와가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치더니 혀가 꼬인 발음으로 웅얼거렸다.

아 그러고 보니꽈 다드을 여자칭구는 생겨써어?”

아앗 오이카와 엄청 취했다.”

맛키이 오이카와상은 아직 취하지 아나써여

그게 바로 취한거야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의 머리를 한 대 치니 정체불명의 소리를 낸 오이카와는 아퍼아퍼 이와쨩 이러면서 다시 이와이즈미에게 엉겨 붙었다.

, 나는 관심 있는 여자애는 있어.”

오오 맛키!!! 이뽀? 이뽀?”

아 오이카와 술 냄새나 저리가

매정해애!!!!!!!!! 이와쨩 봤어? 맛키가 나 밀어내써

입 좀 다물어, 오이카와

달라붙으려는 오이카와의 얼굴을 이와이즈미가 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쟤네는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네. 마츠카와는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모습에 살짝 웃으면서 나머지 맥주를 한입에 털어넣었다.

그러거 버니까아~ 마앗층은 누구 이써어?”

갑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질문과 눈길에 마츠카와는 아까 먹은 가라아게가 목에 걸린 느낌이 들었다.

왜 말이 업써어?”

뭐가

뭐어긴 맛층 마음에 풍더엉~ 빠진 그 사라암!”

답잖은 애교를 떨면서 오이카와는 풍덩이라는 단어를 뱉을 때 손가락으로 마츠카와의 가슴을 꾹 눌렀다.

나도 궁금하다. 맛층 누구 있어?”

, 맛키 너까지...”

말해죠! 말해죠! 오이카와상 너어무 궁그메에!”

마츠카와는 자신을 구해달라는 눈빛을 담아 이와이즈미를 바라봤지만 꼬부라진 혀로 잘 씨부린다며 오이카와에게 꿀밤을 먹이는 이와이즈미만이 있었다.

어써! 말해죠오! 아니면 벌주야 벌쭈!!!”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갑자기 생각날...”

그리고 불현 듯 그 사람이 생각났다. 남자치곤 약간 긴 머리 기장에 뿌리염색이 필요한 금발. 가느다란 손가락이 늘 놓치지 않는 플레이스테이션과 핸드폰. 무심한 표정과 느릿한 말투. 마츠카와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이 들었다.

? 에에에에에에에? 맛층 있는가봐!!!!!!”

오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올라간다더니, 맛층 오오오

그러게. 마츠카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할 때마다 아까 생각났던 그 사람의 얼굴이 선명해지는 기분 때문인지 취기가 오르는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츠카와는 얼굴이 붉어졌다. 왜 여기서 코즈메가 생각나는 거야.

누구야!!! 오이카와상 궁그메 궁그메 짝짝짝

그만해.”

아아아아아 이와쨩 매정해애~”

 



그 이후로는 알게 모르게 마츠카와는 켄마를 의식했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 했지만 전보다 뻣뻣해진 행동과 더듬는 말투는 누가 봐도 나 의식하고 있어요를 온 몸으로 티내고 있었다. 진짜 오이카와 자식 괜히 물어봐서. 앞에 있지도 않은 오이카와를 남몰래 저주하면서 마츠카와는 울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렇지만 켄마와 한 공간에 있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게 됨을 느꼈다. 복잡해진 마음에 마츠카와는 그렇게 한숨을 쉬었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마츠카와는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어서 켄마가 보기에는 이미 테가 다 나있었다. 그래도 마츠카와가 숨기려고 하는 노력이 가상해서 모르는 척 해주고 있던 것뿐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켄마의 성격이 한몫했지만 자꾸 겉만 빙빙 맴도는 마츠카와가 신경 쓰였다.

마츠카와, 할 말 있으면 해.”

켄마가 하고 있던 플레이스테이션을 내려놓으면서 말했고 뜨끔한 마츠카와는 자신을 바라보는 켄마의 눈을 얼마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지금 이러고 있는 자신도 우스웠고 이런 자신을 신경써주는 켄마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도 웃겼다. 대답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입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머뭇거리는 마츠카와를 보니 결국 켄마는 짜증을 내버리고 말았다.

할 말 없으면 간다.”

마츠카와는 무슨 용기가 솟았는지 정말 일어서서 카페를 나가려는 켄마를 붙잡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츠카와의 입이 떨어지는 기적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잡았으면 말을 해.”

... 저기...”

어렵사리 말을 시작한 마츠카와를 켄마는 게임 공략을 생각하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려줬다.

...코즈메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

, 이 말을 하려는 게 아닌데. 마츠카와는 자신이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왜인지 모르게 함정에 빠진 기분을 느꼈다. 뒤에서 마왕 오이카와가 깔깔대면서 웃는 느낌도 들었다.

...미안, 없던...”

, 있어.”

예상치 못했던 켄마의 답에 마츠카와의 반쯤 감겨 있던 눈이 크게 떠졌다.

“...?”

좋아하는 사람. 있어.”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하는 켄마를 마츠카와는 멀거니 쳐다보기만 했다. 지금 대체 무슨 대화가 오고가는 거지. 도저히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지만 마츠카와의 입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멋대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좋아하는 사람 있어, 코즈메?”

. .”

그래. 나구나...?!”

목이 타는 느낌에 집어 들어 마시던 카페모카를 마츠카와는 뿜을 뻔 했다. 지금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알던 코즈메 켄마인지 의심이 들었고 방금까지 오가던 대화가 자신의 환청인지 아닌지 마츠카와는 혼란스러웠다. 얼빠진 표정을 하며 입도 뻥긋하지 않는 마츠카와를 켄마는 한참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마츠카와 잇세이. 너라구요.”

“...대체 언제부터

처음 봤을 때부터, 나 꽤 티 많이 낸다 생각했는데.”

“...전혀

처음부터라니. 마츠카와는 켄마가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귀 뒤가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어 손으로 귀를 괜히 만지작거렸다. 덜덜 떨면서 귀를 만지던 마츠카와의 오른손을 갑자기 켄마가 잡더니 마츠카와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랑 사귈래?”

...?”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온 켄마의 말에 마츠카와는 눈을 끔뻑거릴 수밖에 없었다. 켄마는 그런 마츠카와를 보고 피식 웃더니 정중한 말씨로 다시 말했다.

마츠카와 잇세이씨, 저와 사겨주시겠습니까?”

다시 들리는 켄마의 음성에 마츠카와는 역시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켄마에게 잡힌 손을 바라보면서 벌겋게 타오른 얼굴을 다른 손으로 가리기만 했다. 그저 둘이 있는 공간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마츠카와와 쿡쿡거리면서 조용히 웃는 켄마의 웃음만이 떠돌 뿐이었다.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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