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쿠로오 테츠로/츠키시마 케이 “도쿄는 왜 이렇게 더운거에요.”턱 밑으로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츠키시마가 말했다. 매미가 한창 울어대는 한여름이라 아스팔트 위로 지글지글 일렁이는 아지랑이를 보면은 대체 이 살인적인 더위는 언제 물러가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츠키시마는 평소 그렇게 더위를 타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도쿄는 더위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를 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짜증나는 더위에 그를 더욱 들들 볶는 것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쿠로오의 얼굴이었다. 도쿄사람들은 다 적응된 건가. 땀에 자꾸 미끄러지는 안경을 손가락으로 다시 고쳐 올리고 츠키시마는 쿠로오를 바라보면 눈길을 거뒀다. 더 보고 있었다가는 아까부터 이어지던 푸념이 끝도 없이 나올 것 같아서 츠키시마는 다른 ..